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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 목련장 수상 - 서울SOS어린이마을 정순희 어머니
홈페이지
 
작성일
2014-04-30
조회수
1,990
첨부파일1
 1374044253.jpg (39.4K) [4] DATE : 2014-04-30 15:25:49

지난 5월 5일 서울SOS어린이마을 정순희 SOS 어머니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였습니다. SOS어머니로서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하는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보살펴 온 공로를 인정하여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내일신문"에 게제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28년간 50명의 아이들의 엄마로 살 수 있어 행복했어요.
 
올해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훈장을 받은 정순희 SOS어머니는 부모가 없거나 있어도 같이 살수 없는 상황에 있는 아이들의 엄마로 28년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손에서 자란 아이들이 50명 아픔과 상처로 가득한 아이들을 보듬는 엄마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결혼 대신 선택한 SOS어머니로서의 삶
 
아동복지시설이라면 왠지 쓸쓸하고 어두운 느낌이 들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월동에 위치한 서울SOS어린이마을은 밝고 환했다. 오랜지 빛 기와가 멋스러운 2층 주택들과 예쁜 꽃밭이 한데 어우러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28년 전, 정순희SOS어머니는 이곳에 처음 왔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서로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평화스러워 보였죠 그냥 저절로 이런 것이 '평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그녀는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 삶에 관심이 많았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연수원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1980년 초반 사회복지를 공부할 당시 서울SOS어린이마을이 막 설립되었지요. 강의 때마다 교수님들이 이곳에 대해 좋게 말씀 하셨어요. 그 당시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아동시설에 맡겨져 공동으로 생활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SOS어린이마을은 아이들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는 아주 좋은 시스템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곳으로 오게 됐지요."
 
SOS어린이마을은 SOS어머니 한명에 7여명의 아이들로 SOS가정을 꾸린다. SOS어머니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아이들을 돌보고 뒷바라지를 한다. 그녀는 SOS어머니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의 어머니는 반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가끔씩 저를 찾아 오셨지요. 제가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보시고는 '이런 일도 할 줄 알아?' 하며 대견해 하셨어요. 반면 제가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애들한테 왜 그렇게 하냐며 핀잔을 주셨지요. 아이들 양말도 기워주시고, 숫자도 가르쳐 주셨어요. 어머니는 악착같이 돈을 모으면 욕심내며 살기보다는 '삶은 그냥 살아 사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지요. 그런 어머니의 성품을 제가 물려 받은 것 같아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인터뷰 도중에 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라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나 아파!"
"어디가? 목소리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진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에게 투정부리는 목소리가 영락없는 아들이다. 지금은 어엿한 미술대학생인 아들은 태어난지 8시간만에 그에게 왔다.  지금은 자립했지만 그래도 항상 자랑스럽고 고마운 아들이다.
"아들이 얼마 전 코엑스에서 작품전시회를 했어요. 그 때 힘들었나 봐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지요. 착하고 생각하는 게 반듯해요. 자기가 원하는 직장에 꼭 드어갔으면 좋겠어요."
여느 부모처럼 자식자랑에 신이 난 정순희 SOS어머니는 얼마 전 이 반듯한 아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작은 나무패에 적인 감사의 말에 그는 부끄러워하는 눈치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재미있어요. 새벽같이 일어나 반찬도 만들고 도시락 11개를 싼적도 있었지요. 지금 돌이켜봐도 참 즐겁고 행복해요."
 
일곱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부모가 없거나 있어도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그는 아이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가끔 어떻게 살아옸는지 놀랍기도 해요. 예전 아이들은 가출을 정말 많이 했어요. 새벽 두세시에 서울역, 영등포역으로 많이 찾아 다녔지요. 학교에 쉽새 없이 불려가고 경찰서도 많이 갔어요.  눈물을 흘리며 밤을 샌 적도 많지요. 한 번은 말썽구러기 딸 때문에 학교에 불려간 적이 있는데.. 무릎을 꿇고 있는 딸을 안고 펑펑 울기도 했어요."
그 딸은 지금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다. 성인이 돼 SOS어린이마을을 떠난 지 오래지만 여전히 소중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딸이다. 엄마의 눈으로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그는 좋은 신랑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한다.
 
가슴 아팠던 순간을 지나오면서도 그는 "SOS어머니"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늘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며, 신앙의 힘으로 SOS어머니의 길을 걸어왔고, 아이들과 자신을 위해 기도하며 마음의 평화와 치유를 경험했다고 한다.
"전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과 행복이거든요. 이것도 찾기 전에 공부를 잘하라고 해선 안되죠. 저도 솔직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려고 애썼지요. 엄마가 그리운 아이들에 무릎을 내주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들에게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것 뿐이예요."
 
정순희 SOS어머니는 내년이면 SOS어린이마을을 공식적으로 은퇴한다. 아이와 엄마의 나이차가 많으면, 아이들 학교생활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만 57세가 되면, "SOS엄마" 자리에서 물려난다. 그는 "4명의 아이들이 결혼해 손자손녀가 16명"이라며 "은퇴해도 엄마는 계속 엄마이고, 그 아이들의 할머니 역할도 계속해야 한다"며 평화롭게 웃었다.